오늘은 종일 대화가 하고 싶었어.
그렇지만 아무와도 대화하지 않았어.
어느 누구한테도 마음이 다가가지 않네.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반가이 맞아주며 안부를 묻는 사람들에게조차 나는 마음이 동하지 않아.
미안하지만 그게 내 진심인걸.
셀리더님은 내가 웃상은 아니지 않느냐 반문하셨어.
맞지. 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버려서 그런 것 같아.
억지로 웃고싶지도 않고 그래야 할 이유도 없고.
사람들에게 마냥 잘 보이고 싶은 생각도 없어.
그런데 마음은...
나도 예전처럼 따듯한 마음을 갖고 얘기하고 싶고 서로의 안부도 묻고싶고,
의식하며 미소를 짓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우러러 나오는 미소를 띄고 싶고,
사람들과 가볍게 웃으며 농담을 할 정도로 마음이 유연했으면 좋겠어.
근데 그게 마음처럼 되지않아.
나한테 별 울림이 없는 것 같아.
그렇게 어릴 때 진심어리게 하던 말들, 행동들이 지금은 어떻게 하는건지 까먹은 것 같아.
기억해내려고 노력하며 흉내는 내는데 예전에 마음을 다했던 내 모습이 아닌 것 같아.
정말 내가 바라던 마음이 없는 로봇이 되어가는 느낌이기도 해.
마음이 아플땐 그냥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삶을 살면 차라리 아프진 않겠다 싶어서
스스로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려고 다짐을 해왔거든. 한 몇달 길면 1년?
그냥 마음이 아프고 눈물나는게 싫어.
어릴땐 어려운 사람이 보이면 마음이 아프고, 가서 돕기도 했는데
요즘의 나는 그냥 외면해. 엄청 차가워졌어.
그걸 지켜보고 마음을 쓰면 내가 마음이 아파서 외면해버릇했는데 그게 오래되니까 굳어버렸어.
요즘 나를 바라보자면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다 외면하는 느낌이야.
이런 내가 무슨 사람들과 대화야.
빈껍데기같은 나자신을 다른 사람들앞에 내세우는게 더 잘못된 것 같아서 사람들과 마주하기싫어.
내가 요즘 가장 진심일때는 딸과 있을때 같아.
딸을 진심으로 사랑하거든. 딸과 있으면 행복하거든. 딸을 지키고싶거든.
그래서 딸을 보러갈때, 딸과 함께 있을 때, 딸을 위해 무언가를 할 땐 내가 참 밝아져.
지금도 딸 얘기로 바뀌니까 바로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네.
오늘 너무 이야기가 하고싶었는데, 하지못해서 꼭 글을 쓰고싶었어.
어릴적 무수히 썼지만 돌아오지 않을 이메일들을 쓰면서 늘 그렇게 나와의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나이가 33이 되어서도 이렇게 나의 공허함을 달랠 줄이야.
어쩌면 40,50,... 죽기직전까지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중1때부터 해오던 일이거든.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는데 나에게 어떤 깨우침을 주실까.
난 어렵다.
난 내 속도에 맞춰서 내가 하고싶은 것도 하면서 천천히 갈래.
버겁다. 세상사람들과 교인들, 성경의 기준에 맞춰서 달려가는 것도 버겁고,
성경속에 나오는 대로 내 목소리, 세상의 소리를 뒤로하고 살아가는 것도 어렵다.
그냥 그렇게 하지못하는 나 자신을 용서해주시길 바라며 회개하고,
나에게 이겨낼 힘을 주시길 기도하며 지낼 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신다는데.
내가 믿고싶은대로 믿고 어려운건 뒤로하는 내 모습을 보고
이것도 선택적이라고 하실려나.
아....
오늘 하루 그래도 잘 버텼다.
해야할 일도 잘 했고, 마음이 헛헛했는데도 잘 이겨냈다.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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